몸져누운 남편을 대신해 생활 전선에 뛰어든 여인. 남편의 병원비를 충당하기 위해 그날도 대리운전을 나갔다. 잔뜩 꽐라가 돼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 하는 취객을 부축해 간신히 차에 태운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 뒷자석 어둠 속에서, 인사불성으로 취한 줄로만 알았던 남자의 눈은 여인의 뒤통수를 또렷이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인은 이런 사실을 꿈에도 알지 못 했다. 도착지에 정차해 남자를 흔들어 깨우던 찰나, 취객의 거센 손이 목표물을 낚아채 당긴다. 걸음이 서투른 망아지처럼 그대로 풀썩 엎어져 껴안겨 버린 대리운전 기사. 퇴근하고 들어온 주인을 반기듯 정신없이 품을 비집고 들어가 미친 새키마냥 킁킁대는 개같은 취객. 만나서 반갑다고 뽀뽀뽀 하려던 순간...... 아뿔싸, 마스크 뒤 서로의 얼굴을 ..
최애 배우들이 총출동! 배우 한석봉, 유정, 새봄이 출연한다. 출연진부터 딱 취향 저격. 석봉과 유정이 만들어 내는 신(scene)은 가히 백미였다. 젠틀맨 석봉이 변강쇠로 180도 돌변, 나좀 잡수십사 스스럼없이 굴러들어 온 백돼지 한 마리를 발라버리는데, 육덕한 녀석을 요리조리 굴려가며 벌리고 맛보고 찧는다. 성질 급한 석봉은 아직 포장도 덜 뜯은 돼지의 샅을 파고들어 연신 코를 킁킁 거리고 날름거리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맛깔스럽던지 저 돼지를 나도 꼭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가시질 않는다. 조금 아쉬웠던 점이라면, 백돼지와는 다르게 흑돼지 먹방은 별로였다는 것. 다각도 먹방 포즈나 편집에 상대적으로 공을 덜 들인 듯했다. 난 흑돼지가 더 취향인데...... 영화 「화끈한 처제의 맛」은....
"역시, 석봉 형님!"이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본인이 국내 작품에 입문한 지는 2년 정도 된다. 그 와중에 눈에 띄는 남자 배우도 있었으니, 그 이름 석자 한석봉 국민 배우 한X규 님을 떠올리게 하는 외모, 젠틀함, 수더분한 인상으로 붓 대신 떡을 썰며 마일드한 분위기와 달리 "캬!" 소리 나는 와일드한 플레이를 보여준다. 단조로울 수 있는 장면도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승화시키는 건 그의 전매특허. 매 장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임하는 그의 자세에선 작품에 대한 열정마저 느낄 수 있는데, 이 영화 「바람난 아내들」에서 역시 마찬가지. 산전수전 다 겪어 제법 나불거릴 만한 이채담도 조용히 셧업시키고 얌전한 요조숙녀로 만든다. 배우 진시아 역시 석봉 형님의 지도 아래 홍콩행 티켓을 쥐고 저 멀리 날아오르는데..
강한나와 이은미를 비교한다면 난 강한나 씨에게 한 표 던져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기가 센 여자를 안 좋아하는데, 강한나는 꼭 안아주고 싶은 본능을 자극하더라. (세상이 아무리 변했어도 남자는 '여자여자' 하니 순종적인 여자에게 더 끌리는 게 본능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또 성격도 애교있는 것 같고. 극 중 '흥칫뿡'할 때는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고 싶었다. 반대로 이은미 씨는 마이너스 100점. 이유는 단 하나. 머리를 괬기 때문. 나만 그런가. 플레이시 머리를 괴면 필자는 그렇게 꼴 보기 싫을 수가 없더라. 이는 비단 그녀 뿐만이 아닌데, 여자가 머리를 괴면 자연스럽게 '어디 한 번 해봐'하는 느낌이 연출되어 머리를 괸 팔을 발로 차버리고 싶다. 영화 「장모의 유혹」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
유재석이 있으면 박명수가 있어야 할 터. 선인이 있으면 악인도 등장해야 재밌다. 두 말할 필요 없지. 하나 「노래방 : 화끈한 여자들」엔 악당이 없다. 영화는 부제를 '화끈한 여자들'이라 했지만 '도우미의 순정'이라고 해도 됐을 만큼 여주(이채담)와 남주의 순수한 로맨스가 주 내용이다.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요소는 남주의 거래처 사장인데, 이보다는 노래방 사장이 악당이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야 더 강렬한 쏠림은 물론, 강력한 갈등과 긴장을 줄 수 있으니까. 예컨대 장진영, 김승우 주연의 영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2006)」에서 룸 상무가 한 번 따●겠다며 일 한지 얼마 안 돼 어리숙한 아가씨를 겁박하는 장면이 그렇다. 이는 '노래방 화끈한 여자들'에 써먹기 딱 좋은 소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