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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가 풀어내는 은밀한 이야기보따리를 담은 영화 「썰만화」. 미녀 배우 이자은, 최이비, 이채담 님이 각자 권태기 와이프, 오피스텔 자취녀, 토익 선생님으로 분(扮)하여 자신이 겪은 짜릿한 경험담을 늘어놓는다. 여성의 시각에서 내레이션하는 극의 진행 방식이 이채롭고 신선하다. 얼레리 꼴레리하지만 저급하지 않게, 섹시하지만 귀엽고 발랄하게 풀어내는 방식으로 취향을 저격한다.
이야기에서 지저분하거나 잡스럽지 않은, 마치 20살 청춘들의 솔직 발랄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시종일관 유쾌하고 또 어떤 면에서는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가볍고 소프트한 얼레리 꼴레리함이 있다. 그러나 그 말인즉슨 얼큰하니 진하거나 나아가 보다 더 더러운 걸 찾는 이들에겐 맹물 같은 밍밍함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것은 마치 진한 우리네 쌀 막걸리를 한 잔 빨고 싶은 기분에 산행길에 올랐는데 암자에서 스님이 튀어나와 잎사귀 띄운 찬물 한 바가지를 건내주는 겪. "오늘은 마구 더럽게 놀고 싶다!"는 기분으로 클릭한다면 기분이 확 깰 수도 있겠다. 때문에 보려거든 적어도 이 영화는 얼레리 꼴레리함보다는 코믹함에 힘을 실은 작품임을 알고 봐야겠다. 말인즉슨 흔들기엔 역부족.
온통 선남선녀 배우들만 나오는 통에 눈이 부시도록 즐겁다. 특히나 최이비 님의 발랄함은 가히 놀랍다. 그녀는 진서연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배우인데, 키가 좀 똥송해서 그렇지 훌륭한 귀여움을 지녔다. 진서연으로 「수상한 미용실」에 출연한 바 있다. 대학을 이제 막 졸업한 사회 초년생 직장녀의 어리숙함을 연기, 자신의 똥송한 귀여움에 잘 접목시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보여준다.
에피소드 1 '남편 약 올려 한 썰'은 배우 이자은 님과 차진욱 님이 3년차 부부로 열연, 질투심을 이용해 권태기를 극복하는 이야기. 키가 큰 호남형 미남 차진욱 님이 아내 이자은 씨에게 시큰둥해졌다가 다시 열정을 되찾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하지만 말이 권태기 극복이지... 그저 서비스 받길 좋아하는 부인에게 놀아나고 다시 힘껏 봉사하는 길로 들어선 마당쇠의 삶이 담겨있다.
에피소드 2 '치킨 배달하던 동창과 한 썰'은 배우 최이비(=진서연) 님과 강민성 님이 오랜만에 만난 고교 동창생으로 열연. 치킨 배달부 민성 님이 이비 님 댁에 우연히 배달갔다가 치킨을 주고 떡을 취하며 횡재하는 이야기. 이비 님이 어깨가 떡 벌어진 민성 님의 곁에서 고목나무의 매미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에피소드 3 '토익 학원에서 제자랑 한 썰'은 배우 이채담 님과 전재빈 님이 스승과 제자로 열연, 그나마 가장 더러운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채담 님의 섹시함은 도를 넘었고 남우 전재빈 군은 성격을 찌질해도 얼굴은 훈훈함 그 자체였다. 공부 못하던 아이가 핫식스를 들이붓듯 섭취했더니 하루 아침에 성적이 쑥 향상되더라는 PPL 같은 이야기. 보상으로 이채담 님이 주어지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만족도 : 4.5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