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의 짧은 일탈을 그린 영화 「애인」. 영화는 흡사 명작으로 칭송되는 「비포 선라이즈 (1995)」의 큰 줄기에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2005)」을 접목하여 사랑과 섹스에 대한 여성향적 판타지를 과실로 매단 느낌이다. 분명 극 중 두 남녀는 성인의 외관을 띄었거늘, 흡사 현실에서 벗어나고파 그 돌파구로서 3차원 행색을 하는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치기 어린 태도를 보여준다. 고단함이라는 삶의 속성을 인정하는 현실적 태도들과는 서울과 비엔나쯤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 때문에 영화는 놀이동산에서 삐에로가 쥐여 주는 무지개빛 솜사탕 같았다. 담백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두 남녀가 갈수록 삐에로를 자처하는 바람에 현실을 놀이동산처럼 만들어 버린다. 이 점에서 일부 관객들은 유치함을 느..
한국영화/현대
2017. 7. 24.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