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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백세리, 시현 주연의 영화 '아내를 바꾸다'를 보았다.
여기서 "바꾸다"라는 소리는 '변화'가 아닌 '치환'의 의미.
건전지 갈아끼우듯 처형은 처제로, 제부는 형부로 치환하고
맏동서가 작은동서가 되고 작은동서가 맏동서가 되며 개족보가 탄생한다.
개족보로 일궈낸 행복!
영화 '아내를 바꾸다'. 2017년 5월 개봉.
보육원에서 함께 자라 친자매처럼 지내는 백세리 양과 시현 양. 언니 백세리 양은 비록 팔뚝에 문신은 했어도 누구보다 조신한 컨셉의 여자를 꿈꾸며 금욕을 생활화하는 현모양처가 되고자 한다.
때문에 그저 남보다 창의적이고 조금 더 호기심 왕성한 욕구를 지닌, 그녀의 남편은 현모양처에게 더러운 짐승 취급 당하기 일쑤.
선비와 현모양처(백세리 양). 내로남불 커플.
반면 동생 시현 양네 부부는 반대로 남편이 선비였으니, 그녀는 항시 발정난 개 취급을 당했고, 더러운 짐승의 고통을 여자가 안고 가는 형국.
이처럼 그녀들은 각기 자신들의 취향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배우자를 둔 채 고통을 주고 받으며 불만족스런 삶을 살고 있던 중 이런저런 이유로 한지붕 아래 두 쌍의 부부가 함께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밤. 형부와 처제가 집을 비웠으니, 명실상부 얌전한 고양이가 되어 부뚜막을 두고 먼저 안 올라갈 수도 없었던지라, 선비는 과감히 뛰어올랐고 현모양처는 부뚜막이 되어 등 뒤를 내어준다.
형부와 처제(시현 양). 짐승들.
그런데 그날 밤... 무슨 촉이라도 왔던 것일까, 술에 취해 개가 된 처제는 "더 이상 처제 하기 싫다"며 형부를 올라타 처형의 자릴 꿰차고 남편을 형부로 만들고 형부를 남편으로 만들었으니...
동거가 끝났을 땐 맏동서는 작은동서가 되어 처제의 남편이 되고, 작은동서는 맏동서가 되어 처형의 남편이 된다는 이야기. 이런 개 같은 이야기를 봤나.
개족보지만 해피엔딩.
처제 역할을 맡은 배우 시현 님은 처음 뵀는데, 기럭지가 유럽인처럼 어마어마하고, 손가락과 발가락은 모양도 길고 피부도 깨끗한 것이 한마디로 수족이 아름다운 미녀.
넓은 어깨와 유럽인처럼 길다란 사지를 자랑하는 우아한 배우라 하겠는데, 다만 기관지가 안 좋으신지 목소리가 흡사 가래 끊는 목소리인지라, 담부턴 반드시 가래를 뱉고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만족도 : 3.5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