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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지망생 영철(도모세)은 창작의 고통으로 고뇌하던 차 비밀로 묻어 두었던 자신의 과거를 글로 써내려 간다.
이혼한 숙모집에서 하숙하던 시절의 추억. 과거 숙모(서원)는 부정한 짓을 저질러 삼촌에게 이혼 당했다.
하지만 한창 만발할 시기의 꽃이 꽃잎을 다물 줄 모르듯
젖과 꿀이 흐르는 길은 누군가의 발길을 몹시도 그리워했나 보다.
영철이 몹시 취해 술이 떡이 되어 돌아온 밤. 꼭꼭 숨겨져 있던, 도통 입구가 없다 생각되었던 그 길이 꿈처럼 영철의 곁에 누워있었고,
길 바로 코앞에 난 긴 다리는 단단히 틀었던 똬리를 풀고 입구를 젖혀왔다. 영철은 몽롱한 가운데서도 일순간 본능처럼 뛰어들었다.
이상한 나라로 뛰어든 앨리스처럼, 꿈속에서 나비가 된 장자처럼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 때
날개를 활짝 핀 나비 한 마리가 영철을 맞이한다. 붉게 홍조를 띤 나비는 반갑다는 듯 날개를 뒤척인다.
이어 뜨겁고 커다란 날개짓이 반복돼 이어졌고, 삼수생 영철의 머릿속은 불경을 읊조리는 스님처럼 열반을 향해 달음박질치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내달린 길 끝에 영철이 가쁜 숨을 토해 낸다. 그대로 주저앉아 정신을 잃는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영철은 알 길이 없었다.
다음날 아침 좋은 꿈이었다 생각하던 차 영철의 눈앞에 다시금 길목이 펼쳐졌다.
그 길은 분명 꿈같은 시간을 약속하지만 필시 사수생으로 타임리프하는 블랙홀이기도 했다. 영철은 과연 대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제목은 「사춘기 여동생」인데 숙모(서원) 지분이 여동생(이소희) 지분과 삐까뜬다는 건 함정. 또 사춘기 아니라 팔춘기는 돼 보인다는 것도 함정. 그래도 꽃밭도 이런 꽃밭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