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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토리
최고의 필력을 자랑하는 연흥부(정우)가 붓을 들게 된 연유에는 어릴 적 헤어졌던 형 놀부가 있다. 흥부는 글을 써 유명해지는 것이 곧 헤어진 형을 만날 수 있는 길이라 믿었던 것.
그는 욕정을 꿰뚫는 필력으로 음란서적계 천재 작가라 불리운다. 그렇게 오랜 시간 형의 행방을 쫓던 흥부.
그러던 어느날 빈민가에서 고아들을 돌보는 남자 조혁(김주혁)이 놀부의 거처를 알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조혁은 부랑자들을 거두고 반란군들의 뒤를 봐주며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남자.
하나 형 놀부의 거처를 알려달라는 흥부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조혁은 놀부 목에 걸린 현상금을 노리는 것 아니냐며 흥부를 밀어낸다.
울컥하여 돈 몇 푼에 형이나 아우를 팔아넘길 수 있냐고 반문하는 흥부. 그러나 조혁은 "있다"라고 대답해 흥부를 아연실색게 한다.
조혁의 형은 돈 몇 푼에 천륜도 끊고 입신양명만을 추구하는 형 조항리(정진영)였던 것이다. 다만, 자신의 형제, 조 씨 형제의 이야기를 글로 써주면 놀부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제안하는 조혁.
이에 천재 작가 연흥부의 붓끝에서 욕심이 끝이 없는 형과 그로 인해 가난한 동생의 이야기 '흥부전'이 세상에 나온다.
감상 포인트 하나
영화 「흥부」는 고전 소설 '흥부전'의 탄생 배경과 그 이면의 이야기를 통해 세도가들에 맞서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이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그처럼 해학과 풍자로 대변되는 소설 '흥부전'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예컨대 흥부는 백성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그의 수많은 아이들은 사실 빈민가 고아들이었다는 신선한 발상이다.
영화의 호불호를 가르는 승부처 역시 해학과 풍자일 터. 민심, 촛불 등 영화 곳곳에 현시대를 떠올리게끔 배치된 장치들이 연흥부의 필력처럼 관객들의 마음을 꿰뚫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감상 포인트 둘
세계적인 지성들은 선악의 경계에서 오는 모호함, 고뇌를 다루는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 그것이 세계적인 시류일 터. 악인과 선인이 무 자르듯 명확한 「흥부」가 현대인들에게 통쾌함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고 김주혁 님의 생전 모습이 담긴 유작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또 배우 정우에겐 첫 사극 도전이라 한껏 기대하게 만든다. 신예 배우 정해인과 밀도 높은 연기력의 김원해, 천우희 정상훈 등이 함께 완성했다.
2018년 2월 1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