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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드 지니어스

영화 배드 지니어스. 2017.11.02 개봉.

닝을 소재로 한 영화라고 한다면 아마도 관객들의 대부분은 하품부터 할지도 모르겠다. 중고딩이나 볼 법한, 뻔하게 예상 가능한 학원물부터 떠오르지 않는가.

하긴 마법을 부리지 않는한 컨닝수법부터가 뻔하다 싶기도 하다. 또 혹자들은 "소싯적 내가 한 컨닝 했다."며 자랑처럼 실전 컨닝비법을 떠벌리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태국산 스릴러 「배드 지니어스 (Bad Genius)」를 보지 않은 자 섯불리 컨닝을 논하지 말지어다. 유치한 학원물도 아닌 스릴감 넘치는 케이퍼무비일 뿐더러, 실화까지 가미된 사실적인 연출로 보는 이로 하여금 진땀 깨나 흘리게 한다. 이미 동남아시아권 박스오피스 1위를 찍었다.

배드 지니어스 에이샤 호수완

답을 피아노 연주로 전달한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천재 주인공은 컨닝수법부터가 보는 이들의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사지선다형 OMR카드의 공란 A, B, C, D를 피아노 코드로 암호화시켜 정답을 전달하고 심지어 전세계에서 한날한시에 치러지는 STIC시험은 시차를 이용해 답을 공유한다. 시차 4시간을 사이에 두고 호주에서 먼저 시험을 치른 천재가 태국의 친구들에게 문자로 답을 전달한다는 거다. (이 부분은 실제로 있었던 부정행위를 차용했단다.)

제한 시간내에 모든 답을 푸는 것도 모자라 자신이 쓴 답까지 순서대로 달달 외우는 천재의 위엄에 신이 난다. 제한시간의 빠듯함, 범죄가 들킬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은 큰 긴장감을 형성하며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영화 배드 지니어스

감독이 천재.

배드 지니어스의 감독 '나타우트 폰피리야'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이 컨닝이라는 소재로 관객의 심장을 마구 가지고 노는 신기를 부리는 것이다. 그를 따라다니는 천재감독이라는 수식어답게 세련된 연출이 일품이다.

시험을 치르느라 학생들의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만 가득한 교실의 침묵은 그 자체로 관객의 숨통을 조인다. 이 침묵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여오는 스릴의 강도는 점점 더 높아진다.

천재소녀 린(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은 예쁘지만 공부는 꼴통인 친구 그레이스에게 답을 보여주고 성적을 향상시켜준 계기로 컨닝비지니스에 발을 들인다.

이 소문을 접해들은 금수저 친구들이 린에게 과목당 컨닝비 10만 원을 제안하는데, 이로써 린은 시험 한 번으로 780만 원을 벌어들였고, 그녀의 컨닝비지니스는 무한 확장해 나아간다. 컨닝만으로 이토록 보는 이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 수 있다니, 놀라운 스릴러영화 「배드 지니어스」다.

배드 지니어스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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