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차도녀 김유연 배우.
남녀 동창회라고 한다면 한번 쯤 상상해 봤을 엉큼한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담아낸 영화 「동창회의 목적」. 조잡한 성애 영화들과는 현격히 다른 고품질 연출력으로 얼레리 꼴레리함과 유익함을 동시에 준다. 레알 액팅이라 할 주·조연 배우들의 실감나는 생활 연기와 짝짝 들어맞는 침실 호흡에 현실을 방불케 하는 꼴릿함이 있다.
특히 두 주연 배우 조인우, 김유연 씨의 생활 연기는 실제 바람 피며 연애를 하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볼 만했다. 조인우 씨가 밉살스럽지 않게 달려들고 응석을 부리면 차도녀 김유연 씨가 '적당히' 밀어내는 식이다. 다짜고짜 꼬리 치며 앵기드는 강아지를 일단은 제지하되 먹이 주는 걸 잊지 않는 아마추어 조련사의 밀당 같다고나 할까.
이거 실화냐?!
존잘러 조인우 배우.
차도녀 김유연 씨의 그 아마추어스러운 밀당 연기와 남주 조인우 님의 반갑다며 꼬리 치는 귀여운 개 같은 연기가 연애가 고픈 뭇사람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 법하다. 마치 내가 연애하는 기분을 준다고나 할까. 그래서 볼만하다. 만약 그녀가 밀당을 대놓고 너무 잘했다면 캐릭터의 성격과도 맞지 않았을 뿐더러 반감을 샀을 테다. 오히려 주위에서 흔히 경험해 볼 법한 밀당이라 현실적이다.
여기에 또 다른 커플 이현성, 유승현 커플이 감칠맛을 더하고 재치꾼 김늘메 씨를 필두로 사랑스럽게 능글맞은 조연 배우들이 양념을 친다.
술자리 안주로 장난스럽고 가볍게 여기고 넘어갈 법한 동창회와 외도라는 소재를 너무 적나라하지 않게, 하지만 품위를 잃지 않는 한도 내에서 숙고해 볼만하게 표현한 방식이 마음에 든다. 물론 깊게 따지고 들어가면 극 중 인물들의 합리화에 코웃음이 쳐지기도 하지만... 만약 성애 영화에서 진지 빨거면 독립 예술 영화를 만들었어야지 정체성도 없을 뿐더러 흔들 수도 없는 것이다.
이 점이 이 영화의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얼레리 꼴레리함을 잃지 않는 선에서 유익함도 생각하는 그 오묘한 적당함 말이다. 가볍게 즐길 만하다.
만족도 : 5 / 5